함께 걸었던 길이 이토록 긴지 몰라였을까 헤어지는 순간은 가슴이 먹먹했는데 돌아가야 하는 순간엔 지나온 길이 막막하게만 느껴져 나 아직도 여기 있어
그대가 흩뿌려논 흔적들이 내 일상의 곳곳에 타투처럼 남아서 아무리 애를 써 지우려 노력해도 흉터마냥 지워지지가 않아
그대를 애토록 생각하는 나의 뇌를 부셔 버렸으면,,, 그대에게 진심을 끄적이려 하는 나의 손가락을 잘라 버렸으면,,, 그대의 목소리를 기울여 들으려는 나의 귀를 막아 버렸으면,,, 그대를 사랑하는 못난 내 심장이 그냥 이대로 멈춰 버렸으면,,, 그랬으면, 그랬더라면, 나 조금은 덜 아프지 않을까?
사랑하는 이를 혼자 내버려 두어야만 한 때 신의 욕심이 내게 운명이란 이름의 굴레로 마침표를 찍게 한 때 그대 앞에서 목 놓아 울어 외쳐도, 나의 외침을 그대는 듣지 못하였다. 홀로 남겨진 그대를 두고 가기엔 신께서 내게 내린 형벌이 천겁의 무게보다 더해서 그대 지나 저 곳으로 내딛는 한 걸음마다 만 번의 호흡이 필요하였다. 덩그러이 남은 그대 등 뒤로 말라 비튼 혀 끝이 뱉어낸 단내 가득 호흡 한 숨이 쉬이 불어오는 10월의 바람 한 켠에 바스러 흩뿌려진다. 이제는 울지마라. 나의 그대여. 왜 벌써 가냐고 짙은 여백 가득한 허공에 묻고 또 묻는다면, 지난 날 신께서 우리 둘을 매듭짓고, 오늘 날 그 매듭을 푼 것일 뿐.
혹한보다 더 차갑도록 시린 말 한마디로 널 찔러야만 했던 나를 이해해... 너의 가슴 깊이 찔러 마지막 호흡마저 끊어버리게,,, 그래야 내게 남은 한 줌의 미련으로, 다시는 너의 심장이 뜨거움으로 꿈틀대지 않을 테니까... 네가 죽어야, 내가 사니까...
나는 널 보낼 준비를 미처 하지 못했는데... 이미 너는 떠날 채비를 다 한 모양이구나... 나는 너의 기억을 미처 채 지워내지 못했는데... 너는 벌써 깨끗이 날 지워냈나보구나... 그런 네가 밉다. 한편으로는 그런 네가 부럽다...
눈이 내리고 눈이 쌓이고 그 눈은 이내 눈물이 되고,,, 생각이 내리고 생각이 쌓이고 그 생각은 이내 잡념이 되고,,, 눈을 치우고 눈을 비우고 치우고 비워도 또 내리는 한 겨울밤의 눈 생각을 치우고 잡념을 비우고 치우고 비워도 내리는 생각, 실타래처럼 엉켜버린 잡념 지겹다. 눈 지겹다. 잡념...
너는 나의 심장 나는 너의 콩팥
좁쌀만한 구멍일 뿐이었는데 그래서 무심코 지나쳤을 뿐인데 가슴이 쓰라려 어느 날 돌아본 그 곳 커다란 공허함이 뚫고 지나간 그대의 빈 자리...
폭신폭신 머쉬멜로 요를 깔고 말랑말랑 캬라멜 베개를 베고 뽀송뽀송 솜사탕 이불을 덮고 달콤가득 그대를 꿈꾼다.
첫 눈에 반한다는 것. 그 사람의 아름다운 외모에 나의 시각이 무력화 되었음이 아니다. 오래 전 전생에 혹은 그 이전의 세상에서 사랑했던 이를 기억도 시간의 상자에 가두어버린 빛 바랜 천 년의 기억을 가슴만이 따스한 감성으로 그 날을 추억하는 것. 그대의 호흡이 오늘 나의 멈춘 가슴을 다시 두드린다. 천 년전 사랑했던 그 날 처럼...
마음의 틀에 콘트리트를 붓자. 다시는 따뜻한 감정 가지지 않도록,,, 마음의 틀에 콘크리트를 붓자. 다시는 그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마음의 틀에 콘크리트를 붓자. 다시는 너에 대한 감정 꿈틀대지 못하도록,,,
병원에 가도 없다. 약국에 가도 없단다. 다들 시간이 약이라는데, 병원에서도, 약국에서도 구할 수 없네...
잊은 줄 알았지. 잊혀진 줄 알았지. 시간이 약인 줄만 알았지. 잔잔히 흐르는 강물은 그저 티 없이 맑았다. 그저 깨끗한 줄 알았다. 작은 돌멩이 하나가 날아들었다. 가라앉은 상처가, 잊고 살았던 지난 기억이 거침없이 떠오른다. 내 머릿속은 금새 흙탕물이 되고 말았다. 잊은게, 잊고 산 게 아니었지. 그저 가슴 깊이 가라앉아 있었을 뿐...
바람이 분다. 스산한 바람이 내 마음에 분다.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했던 여름은 떠났다. 이내 가을이 빈 자리를 메운다. 가을이 물든다. 서서히 내 마음까지 스며든다. 수채화처럼 아무도 모르게 채색되었다. 이내 나는 붉게 물들었다. 별이 진다. 마지막까지 붉게 타오른다. 한 조각 낙엽되어 지기 위해 바람이 분다. 이내 나는 별똥별이 된다.
내 마음의 네 사랑이 고픈 공복의 시간... 때가 되면 배 고프듯 나는 네 숨결을 에피타이져하고 네 사랑을 먹고 네 입술을 디저트 했었는데 이젠 무엇으로도 채우지 못한 내 마음은 공복상태 네가 고프다... 네가 그립다...
감성 포토 쉐프 Arthur. JOO